1. Endless Love
2. My All
3. Libertango
4. Do You Know Where You're Going To
5. The Deer Hunter
6. My Heart Will Go On
7. Pavane Lachryme
8. La Vie En Rose
9. I Will Always Love You
10. Simple Song
11. Angle Eyes

뜨거웠던 2002년 여름을 보내고, 가을의 문턱에서 유럽의 에스프리한 향기가 물씬 풍겨나는 '유러피안 재즈 트리오'가 선보인 신보는 이들의 후반기 작품 중 최고라고 불리워지는『리베르탱고(Libertango)』이다. 이들의 음악은 늘 부드러운 섬세함으로, 잔잔하게 혹은 펑키하게, 때론 가벼운 스윙리듬으로 다가온다. 결코 멋부리지 않는 편안함과 질리지 않는 수수함으로 우리 삶의 작은 쉼표를 마련해 주는 '유러피안 재즈 트리오'의 음악.『 리베르탱고(Libertango)』역시 그러한 면에서 결코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머라이어 캐리의 'My All', 다이아나 로스의 히트곡이었던 'Do You Know where You're Going to', 제임스 호너의 작품이자 셀린 디온의 너무나도 유명한 영화 <타이타닉> 주제가 'My Heart Will Go on', 돌리 파튼의 곡이며 이후 휘트니 휴스턴이 영화 <보디가드>의 주제가로 불렀던 'I will Always Love You', 라이오넬 리치의 'Endless Love', 영화 <디어 헌터>의 주제가 'The Deer Hunter' 등 기존의 재즈씬에서는 거의 연주된 바 없는 팝 넘버들이 이 음반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샹송의 고전 'La Vie en Rose', 재즈 스텐더드로 널리 연주되는 작곡가 맷 데니스의 'Angel Eyes' 그리고 피아졸라의 작품 'Libertango' 등이 이들 팝 넘버들 사이사이에 자리를 잡고 있다. 특히 타이틀곡과 'My All', 'La Vie en Rose' 그리고 마크 반 룬의 오리지널 넘버 'Simple Song'에서 EJT는 그들의 정수를 들려주는데 원곡의 멜로디를 슬쩍 감추는 세련된 전주('La Vie En Rose') 그리고 빌 에반스 풍의 레가토 프레이즈와 왈츠리듬('My All', 'Simple Song'), 트리오의 긴밀한 앙상블('Libertango')은 이들의 뛰어난 역량을 확인시켜주는 대목이다.

그리고, 이 앨범을 좀 더 유심히 들여다 보아야 할 이유가 또 하나가 있다.
바로 'Do You Know....'와 'Pavane Lachryme' 그리고 'Angel Eyes'에서 구성진 색소폰 연주를 들려주는 찰리 마리아노의 존재다. 97년 작 [네 마음의 풍차 The Windmills of Your Heart]에서 이들은 트럼펫 주자 아트 파머를 초대함으로써 멋진 앙상블을 들려준 바 있는데 하지만 녹음 당시 이미 76세의 고령에 이른 찰리 마리아노의 존재는 이 음반에서 정말이지 진귀함을 느끼게 한다. 찰리 마리아노는 40년대부터 활동하면서 스탄 켄튼 오케스트라, 찰스 밍거스 빅밴드에서 예리하면서도 리더의 의중을 정확히 헤아리는 연주로 정평이 나있다. 하지만 이 음반에서 그는 과거의 격렬했던 자신의 모습을 많이 감추면서 EJT의 요구에 잘 부응하고 있는데, 특히 'Angel Eyes'에서 들려주는 그의 연주는 간결하면서도 농염한 맛을 느끼게 한다.

 "다시 말해 트리오 연주의 향기로운 과즙이야말로 이 음반의 중심인 것이다. 평론가 레너드 페더가 테너맨 스코드 해밀튼을 평했던 것처럼, "우리에게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 그야말로 자연스러운 만인을 위한 실내악이다. 그리고 이 자연스러움은 17년의 긴 정제를 통해 얻어낸 '유러피안 재즈 트리오'의 성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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