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면 오고
2. 오늘 오후
3. 그대는 내 마음 아는가
4. 아들아 내 아들아
5. 자유의 길
6. 고무신
7. 여치의 죽음
8. 희망가
1. Aids Song
2. One Day (나 혼자)
3. Member 소개
4. No Religion
5. Spare Parts
6. 바람과 나
7. 마지막 꿈
8. 물좀 주소
9. 행복의 나라
대중음악/다시 태어난 포크의 전설
한대수의 전설적인 옛 앨범 [고무신]이 25년 만에 CD로 재발매(도레미)됐다. 철창에 하얀 고무신이 걸려 있는 한대 자신의 유명한 사진과 함께 70년대 포크의 상징적 앨범 중 하나로 취급받던 앨범이고, 나오자마자 금지됐던 앨범이다.
한대수는 김민기와 더불어 70년대 청년문화의 꽃이라 할 ‘포크’음악의 상징적 존재이다. 금지의 시대였던 유신시대, 이른바 ‘통기타, 청바지, 생맥주’로 대표되는 70년대의 청년문화는 낭만주의에 가까운 순진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었고 따라서 매우 ‘일상적’인 차원에서 청년들의 생활에 영향을 미쳤다. 그래서 유신시대가 금지했던 건 바로 일상적인 차원의 ‘청년문화’ 자체였다.
김민기의 목청과 발이 묶여 있을 동안 한대수는 외국을 떠돌았다. 그의 삶과 노래에 이미 방랑이 내재돼 있긴 하지만 70년대 이후의 방랑은 매우 ‘상황적’이다. 그는 아마도 자신의 노래를 더이상 부를 수도, 들을 수도 없는 한국이라는 땅을 떠날 수밖에 없었으리라. 사진작가이기도 한 그의 예술 세계 곳곳에 중심적으로 테마를 이루고 있는 것이 바로 ‘상실감/동경’이다.
그의 상실감은 두 줄기의 이유에서 흘러오는데, 하나는 ‘뿌리’에 대한 상실감/동경이고 또하나는 ‘자유’에 대한 상실감/동경이다. 자서전에도 나와 있는 이야기이지만, 한대수의 아버지는 미국에서 실종된 적이 있다. 이러한 점을 꼭 고려하지 않더라도 한대수는 토착적인 것에 대한 진한 향수를 음악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김민기의 포크가 좀더 서정적이고 지적이라면 한대수의 포크는 때로 민요에 가깝다. 보브 딜런의 포크정신이 갖고 있는 ‘블루스’ 정신과 단을 대고 있는 부분도 거기이다. 진한 경상도 사투리와 토속적 노래말들로 이루어진 한대수의 ‘젊은 민요’는 가만 들어 보면, 거기서 멀어진 사람의, 다시 말해 길 떠난 사람의 ‘향수’의 표현이다.
향수의 대상이 되는 ‘뿌리’가 더 어린 시절의 추억과 관련있다면, 그의 음악 다른 한켠에는 자유로움이 존재한다. 히피즘의 영향을 받은 그 자유로움은 이 땅에서는 도저히 현실이 될 것 같지 않았던 것을 실제로 ‘보고 듣도록’ 해주는 힘이 있었다. 한대수에게서 그 자유로움은 지금 들어도 너무나 거침이 없어서 이물스러울 정도다. “베이스 나오고!” “기타도 좀 울고!” 하는 거침없는 대사들이 노래와 그대로 섞인다.
때로는 사이키델릭한 몽환의 세계를 여행하는 듯한 사운드가 나오기도 한다. 이 자유로움의 거침없는 표현을 당시의 권력자들은 무서워했고, 따라서 불온한 것으로 여겼다. 비정치적이고 개인적인 정서의 표현이 한대수 음악에 많은데, 그게 갖는 불온성은 사실 그 자체에서 연유한 것이라기보단 그걸 대하는 권력자의 의식에서 나온 것이다.
실은 모든 불온성이 다 그렇다. 불온성이란,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경우가 결코 없다. 때로 그 불온성은, 한대수의 경우처럼 서정적인 방식으로 거침없이 자기 자신을 표현했을 경우, ‘저쪽’에 있는 사람들의 허위를 드러내도록 하는 ‘잣대’ 역할을 한다. 모든 불온한 것들, 혹은 ‘불온하다’고 여기는 의식은 금기의 다른 존재방식.
지금 들어보면 실은 [고무신]은 한 청년의 자기고백이라는 느낌이 더 짙다. 오히려 그게 더 신선하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