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꽃이 핀다1
2. 그 남자 작곡1
3. 그때 만약1
4. 우린 너무 멀리 있다1
5. 왼손을 잡고1
6.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1
케이윌 6th 미니앨범 [RE:]
차디 찬 계절을 보내고 가슴 한 구석엔 서늘한 바람이 스친다. 모두가 벚꽃 길을 걷고 봄 노래를 부를 때, 누군가는 다른 기억을 떠올린다. ‘그리움’이란 또 다른 봄의 이름을. 케이윌의 6번째 미니앨범 [RE:]는 화사한 첫사랑 보다는 그리움이 먼저인 사람들을 위한 음악을 담았다. 소소한 일상에서 찾은 계절의 또 다른 기억이다.
이번 앨범은 시적이고 회화적인 케이윌만의 대중음악을 제시한다. 그것도 과잉과는 거리가 먼 절제된 방법으로. 또한 사람의 마음을 날카롭게 저미는 감정의 기술을 잘 알고 노래한다. 그래서 [RE:]는 그가 가진 여러 감정을 담백하게 뽑아낸 음악이라 할 만하다. 특유의 묵직한 소리가 웅장한 현악과 만났을 때의 감상, 음울한 그루브 안에서 리듬감이 어우러질 때의 떨림 등 다양한 감상이 가슴을 흔들게 한다. 노련하고 안정된 보컬 덕분이다.
전체적으로 매우 일상적이면서 뜨거운 감정을 품고 있다. 타이틀곡 ‘꽃이 핀다’로 시작해서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로 이어지는 흐름은 제목만으로도 절절함이 예상되는 자기고백이기도 하다. 음악은 잔잔하게 가슴을 저미고 노랫말은 진솔하면서도 소박해 마치 지난 날의 여러 단면을 들여다보는 듯 하다. 감정을 그대로 전달함에 있어 과장이 없다. 히트 작곡가 김도훈, 에피톤프로젝트, 더네임, Future Unison과 작사가 김이나, 민연재 등 든든한 프로듀서진의 색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면서도 케이윌의 자신감을 곳곳에 투영시킨 것은 강점이다. 6곡은 '되돌아보는 지난 날의 감상'을 주제로 일정한 톤을 유지해 서로 균형을 맞춘다. 그립고 아름다운, 그리고 가끔은 가슴 아픈, 그래서 자꾸 뒤돌아보게 하는 사랑과 이별의 그 본질을 노래하고 있다. 게다가 힘껏 소리지르지 않고도 감정을 스며들게 한다. 높낮이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그의 목소리는 절제된 범위 내에서도 무한의 매력을 드러내고 있다. 마치 최소한의 장치로도 많은 것들을 보여주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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