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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고] Quiet World / The Road (S1029)


    기본 정보
    상품명 [중고] Quiet World / The Road (S1029)
    제조국 KOREA
    제조사 자체브랜드
    제작사 Si-Wan
    판매가 9,900원
    가격(20%할인) 7,920원
    상품코드 P000BVEZ
    매체 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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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The Great Birth/theme
2. First Light
3. Theme
4. Star
5. Theme
6. Loneliness And Grief
7. Theme/change Of Age
8. Christ One
9. Hang On
10. Christ Continued
11. Body To The Mind
12. Traveller
13. Let Everybody Sing
14. Theme
15. Children Of The World
16. Change Of Age
17. Love Is Walking

 

잘생긴 햇님을 트레이드 마트로 하는 Dawn 레이블 시리즈 재발의 하나로 콰이엇 월드(Quite World)의 유일한 앨범이 선보이게 되었다. Trader Horne의 [Morning Way]가 Si-Wan 1000시리즈의 19번으로 재발되기 전, 이와 함께 Jonesy, Fruupp, Comus, Titus Groan, QuickSand 등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는 명반들이 Dawn 레이블 시리즈로 재발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을 때, 필자의 머리에는 한 앨범의 커버가 떠올랐다.

노인과 태아의 흑백 사진을 담은 인상적인 커버! 바로 콰이엇 월드의 작품이었다. 이 앨범은 그 동안 필자의 호기심과 구매욕을 매우 자극시킨 작품이었다. 하지만 수 년 전 일본에서 재발매된 CD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고, 간혹 세계 시장에 등장하는 오리지널 앨범은 약 80파운드 상당의 금전적 출혈을 요구하며 가난한 필자를 비웃고 있었다.

'사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로 고민하기를 수회. 용기를 가지고 한 두 번 주문을 해보았지만 이미 팔리고 말았다는 싸늘한 답장만이 날아올 뿐이었다. '이 앨범은 나와 인연이 없는가 보군'라고 위안도 해보았지만 그럴수록 궁금증은 풍선처럼 부풀어올랐다. 당시만 하더라도 이 앨범이 Si-Wan 시리즈로 재발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더구나 필자가 내지를 쓰게 될 줄은...

이 앨범에는 인상적인 커버 아트와 함께 주목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하나 있다. 커버 안쪽에 담긴 멤버들의 사진을 보면 매우 낯익은 얼굴이 하나 눈에 들어올 것이다. 바로 초기 제네시스의 기타리스트로 피터 가브리엘과 함께 [Nursery Crime], [Foxtrot] 등의 명반을 남긴 스티브 해킷의 모습이다. 콰이엇 월드는 그가 제네시스에 가입하기 전 재적했던 그룹이다.


우선 커버아트를 감상해 보자. 노인의 얼굴과 태아라는 묘한 언밸런스의 구도가 눈에 들어온다. 노인의 얼굴에 깊게 파인 주름이 '인생'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 바로 이 앨범의 주제는 '인생'이다. 콰이엇 월드의 주축이라고 할 수 있는 리(Leel), 존(John), 닐(Neil)의 히더(Heather) 삼형제가 작곡한 본작은 '인생'을 테마로 한 총 열 일곱 파트의 컨셉트 앨범이다.

음산한 분위기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오케스트레이션 연주를 바탕으로 한 나레이션이 이어진다. 이와 함께 아트록 마니어라면 어디선가 들어보았음직한 어쿠스틱 기타 연주가 시작된다. 바로 스티브 해킷의 연주이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제네시스 시절의 공격적이고 드라마틱했던 스티브의 기타 연주를 들을 수 없다.

오히려 그가 가입하기 전 제네시스의 기타리스트였던 앤소니 필립스와 흡사한 연주를 들려준다. '나는 냄새 맡고, 만지고, 보고, 느낄 수 있네… 나는 떨어지는 폭포를 바라볼 수 있네…' 삶을 찬양하는 존 히더의 노래가 우리에게 생을 다시 한 번 낙관적으로 바라보기를 권유한다.

이 작품의 특징 중 하나는 오케스트레이션의 도입이다. 오케스트레이션을 바탕으로 한 곡 편성은 당시에 매우 유행하던 것으로 우리에게는 무디 블루스의 [Days Of Future Past]가 가장 유명한 것일 것이다. 필자 개인적으로 이러한 시도 자체는 그다지 탐탁지 않은 것이지만 오케스트레이션이 록음악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 오히려 곡에 윤기를 더해주는 본작 같은 경우는 매우 반가운 것이다.

전반부가 초창기 무디 블루스를 연상케 한다면 후반부에는 비틀즈다. 이러한 밉지 않은 모방. 그리고 소박하고 풋풋한 연주와 노래 솜씨이지만 이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전혀 지루하지 않게 감상하게끔 만드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아마도 그들의 재치와 시종일관 듣는 이를 들뜨게 하는 흥겨움 때문일 것이다.

이와 함께 에디 하인스의 색소폰 연주는 자칫 산만하고 지루하게 흐를 수 있는 곡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곡 중간 중간 삽입되는 존 히더의 부드러운 목소리와 이를 뒷받침하는 오케스트레이션 연주, 그리고 스티브가 들려주는 예상외의 어쿠스틱 기타 연주 역시 놓치지 말아야 할 이 작품의 감상 포인트이다.

본작은 비록 이후 등장하는 아트록 거장들의 작품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었지만 브리티쉬 록의 기저에 담겨 있는 따듯함과 풋풋한 풀내음의 근원을 찾을 수 있게 하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글/전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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