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서방 세계 데뷔 곡인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협주곡 제1번을 바라보는 데미덴코의 시각은 다른 러시아의 거장 피아니스트들의 거창하고 격정적인 현란함과는 전혀 동떨어진 것이다. 데미덴코의 차이코프스키는 간결하고 명확하면서도 정감이 있다. 투명하고 명쾌한 터치로 이 곡의 서정미를 극대화시키면서도 역동적인 힘과 다이나미즘을 잘 조망해내고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그의 해석은 샤를르 뒤트와와 협연한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옛녹음을 연상시킨다. 한껏 부풀려진 차이코프스키는 설령 완벽한 테크닉으로 연주되었다 하더라도 어딘지 공허한 느낌을 주는 것을 감안한다면 그의 해석은 매우 설득력이 있다. 스크리아빈의 피아노협주곡은 어떤 면에서는 차이코프스키의 협주곡보다 더욱 극적이면서 또 풍부한 시정을 지닌 곡인데, 데미덴코의 연주는 그 특성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다.

- 데미덴코의 비르투오시티가 극에 달한 앨범.

이미 잘 알려진 작품인 차이코프스키 협주곡에서 그가 구사하는 대범하고도 눈부신 스케일과 테크닉, 러시아 특유의 짙은 정서도 훌륭하지만, 특히 스크리아빈 협주곡에서 그가 보여준 성취는 실로 형언하기 힘들 정도로 탁월한 것이다. 이 연주를 능가할수있는 연주가는 바로 데미덴코 자신밖에 없을 정도이다.

전적으로 흥분을 불러일으키는 가장 감동적인 음반 (In Tune, 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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